Living History-Hillary Rodham Clinton by scully_jy



Hillary Rodham Clinton.
아내로는 부담스럽지만 미국의 모든 아버지들이 자신의 딸만은 그녀처럼 키우길 원한다는 여자. 
똑똑한 여자. 강한 여자. 남편이 바람을 피웠는데도 정치적 야욕을 위해 이혼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는 여자. 눈물을 절대 안 보이는 여자.
...한 마디로 한국 남자들이 제일로 싫어하는 타입인 '쎈' 여자.  
그를 두고 서슴없이 마귀할멈이라고 부르며 손사래치는 한국 남자를 난 여럿 봤다. 저런 여자랑 살면 명줄이 짧아진다나...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지만 사실 그 동안 같은 여성의 입장이었음에도 그를 향한 내 시선의 성분엔 존경이나 동경보다는 연민이 더 많이 섞여 있었다. '저렇게 잘난 여자도, 무려 대통령씩이나 하는 남편이 아랫도리 단속 잘못하는 바람에 전세계적으로 개망신 당하고 남편하나 사로잡지 못한다는 비난이나 받고... 행복할까? 정치적 성공이 다 무어며, 자기 잘 난 게 다 무슨 의미람...'  그리고 그녀가 르윈스키사건으로 인해 여성으로서의 자존심에 입은 상처를 생각하면 그가 한없이 가여워지기만 했다. 
하지만 자서전인 Living Hitory를 통해서 First Lady로서, 상원의원으로서의 클린턴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아직까지는 여성에게 그리 관대하지 못한 사회를 누구보다 멋지게 살아낸 한 여성으로서의 힐러리 클린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치적으로 큰 뜻이 없었던 빌 클린턴을 무서운 추진력과 신념의 힘으로 두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스스로 뉴욕 주 상원의원에도 당선된 그의 정치적 행보의 바탕을 이룬 건 단순히 개인적인 야욕이 아니었다. 그녀에겐 상대적 약자에 속하는 여성과 아이들의 권익신장이 평생의 화두였고 그를 위해 택한 길이 세상을 바꾸는 정치였을 뿐이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Wellesley 라는 동부의 명문 여대를 졸업했다. 그녀가 대학생활에 관해 쓴 챕터를 보면 , 그녀가 처음부터 패배를 모르는, 피도 눈물도 없을 것같은 여전사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 didn't hit my stride as a Wellesley student right away. I was enrolled in courses that proved very challenging. My struggles with math and geology convinced me once and for all to give up on any idea of becoming a doctor or a scientist. My French professor gently told me, " Mademoiselle, your talents lie elsewhere." (ㅋㅋㅋㅋ) A month after my school started, I called home collect (그녀의 집은 중서부인 시카고였음) and told my parents I didn't think I was smart enough to be there. My father told me to come home and my mother told me she didn't want me to be a quitter. After a shaky start, the doubts faded, and I realized that I really couldn't go home again, so I might as well make a go on it.  


수업을 못 따라 잡겠다고 집에 전화해서 징징대는 그녀라니. 게다가 이 챕터에는 그녀와 같은 여대를 다녔던 동기들이 다들 좋은 집안 출신에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자신과 씀씀이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너무 달라 그녀가 느낀 괴리와 열등감, 좌절에 대해 고백하는 부분도 있다. 그녀에게 이런 면도 있었다는 게 경이로울 따름이다.

웰즐리를 졸업하고 그녀가 택한 길은 로스쿨. 하버드와 예일을 놓고 고민하다 예일을 선택한다.
 
After I was accepted by Harvard and Yale, I couldn't make up my mind where to go until I was invited to a cocktail party at Harvard Law School. A male law student friend introduced me to a famous Harvard law school professor straight out of The Paper Chase, saying, "This is Hillary Rodham. She 's trying to decide whether to come here next year or sign up with our closest competitor." The great man gave me a cool, dismissive look and said, "Well, first of all, we don't have any close competitors. Secondly, we don't need any more women at Harvard." I was leaning toward Yale anyway, but this encounter removed any doubts about my choice.

멍청하고 오만한 한 하버드 교수 덕택에 하버드 로스쿨은 인재를 놓치게 된다. 힐러리는 예일대 로스쿨에 입학하고 거기서 아칸소 출신의 똑똑하고 성격좋고 잘 생긴 '촌놈' 'Viking' 클린턴을 만나게 된다. 둘은 따로 집까지 얻어 가며 열정적으로 연애를 했지만 빌 클린턴의 세 번에 이르는 청혼은 모두 거절당한다. 힐러리가 자신이 미래에 무얼 해야 할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빌의 네 번째 청혼은 받아 들여진다. 근데... 참 로맨틱하다. 크크

I still wasn't sure what to do with my life. On the way to the airport, Bill and I passed  a red brick house near the university with a FOR SALE sign out front. I casually mentioned that it was a sweet-looking little house and never gave it a second thought. After a few weeks of traveling and thinking, I decided I wanted to return to my life in Arkansas and to Bill. When Bill picked me up, he asked, " Do you remember the house you liked? Well, I bought it, so now you'd better marry me because I can't live in it by myself." ......This time, I said, "yes."

너무 멋진 프러포즈 아닌가? 히힛
둘은 빌이 힐러리 몰래 사 버린 그 집 거실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딸 첼시가 태어난다.




나중에 결국 빌 클린턴의 외도로 그들의 결혼 생활이 얼룩지긴 했지만 처음 그들이 사랑을 맹세할 당시의 설렘과 순수와 맹세의 가치가 그로 인해 소급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수는 없으리라. 그럼에도, 아니 그렇게 때문에 더욱 그들의 행복한 옛날 사진을 보면 가슴이 살짝 저리다. 힐러리는 빌의 외도에도 불구하고 왜 그와 헤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After all that has happened since, I'm often asked why Bill and I have stayed together. It's not a question I welcome, but given the public nature of our lives, it 's the one I know will be asked again and again. What can I say to explain a love that has persisted for decades and has grown through our shared experiences of parenting a daughter, burying our parents and tending our extended families, a lifetime's worth of friends, a common faith and an abiding commitment to our country? All I know is that no one understands me better and no one can make me laugh the way Bill does. Even after all these years, he is still the most interesting, energizing and fully alive person I have ever met. Bill Clinton and I started a conversation in the spring of 1971, and more than thirty years later we're still talking.


물론 그녀도 인간이므로 아무런 감정의 변화 없이 빌의 곁에 머무른 건 아닐 거다. 르윈스키 사건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이 진행될 때 실제로 미 언론은 부부가 아래층 위층으로 나누어 따로 자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책에서도 힐러리가 살짝 진심을 공개하는 부분이 있다. 단 한 문장이지만,  그녀의 자서전이 많은 전문가에 의해 매끄럽고 부드러운 표현으로 다듬어 졌음을 감안하면 사실 요 한 문장이 그녀의 진심이 아닌가 추측하는 바이다. ㅋㅋㅋㅋ

As his wife, I wanted to wring Bill's neck.

이어지는 문장은 , 그러나 그는 나의 대통령이기도 하고 정치적으로 그가 대통령으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기 때문에 탄핵 절차를 죽 거치는 동안 그의 편이 되기로 마음먹을 수 밖에 없었다, 뭐 이런 내용이다. ㅋㅋㅋ



딸 첼시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도 그녀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도 한 명의 엄마이므로.
첼시가 열 여섯살 생일을 맞던 해에 운전 연습을 시작하는데 , 자식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여느 엄마가 그러하듯이 그녀도 불안해 한다.

Soon it was time to celebrate another family milestone : Chelsea's sixteenth birthday. I couldn' t believe how quickly our daughter was growing up. It seemed like yesterday that she was taking her first dance lessons and crawling into my lap to read a book. Now she was my height, adn she wanted to get a driver's lisence. That was scary enough, but even more frightening : her father was teaching her how to drive.

이어지는 내용에 의하면 백악관에 있는 Secert Service 팀들은 절대로 빌 클린턴에게 골프카트 말고는 뭔가를 직접 운전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는데, 그가 운전을 못해서라기 보다 하도 많은 생각들을 한 번에 하다 보니까 주변 환경에 제대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차가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조차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빌 클린턴이 굳이 아버지로서의 소임을 다 하겠다고 바락바락 우겨서 차를 끌고 딸내미를 데리고 나갔다. 후진과 수평 주차를 배우고 돌아온 첼시에게 힐러리가 "어땠어?"라고 묻자 첼시가 하는 말.

"Well, I think Dad learned a lot."

빌과 힐러리는 백악관에 머무는 8년 동안 딸 첼시가 보통의 10대와 다름없는 삶을 살도록 배려하는 데에 가장 중점을 두고 기자들과 미디어의 접근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대통령의 딸로 사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녀는 , 힐러리의 표현에 의하면, '치열교정기를 끼고 백악관에 들어와 10대를 보내면서 너무도 훌륭하고 멋진 여성으로 성장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역사 전공 학사학위를, 옥스포드에서  국제 관계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내가 젤 궁금한건... 그녀가 과연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을까 하는 거다.






힐러리가 처음부터 민주당 지지자였던 건 아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뼛속까지 공화당원이었고 그녀가 자란 중서부 지역의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백인 중산층들의 거주지였다. 힐러리가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는 동안 단 한 번도 이웃에서 흑인을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하나의 충격으로 각인된 사건은 동네 교회 목사에 의해 이끌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우연히 듣게 된 일이었다고 한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그녀는 자신의 신념과 정치적 성향이 공화당과는 맞지 않는 것을 깨닫고 민주당원으로 전환한다. 그녀는 흑인과 유색인종으로 대표되는 약자의 옹호자였고 명분도 실속도 없는 베트남 전쟁을 필사적으로 반대했으며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경제 수준에 따라서 기회가 제약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되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First Lady시절 그녀는 빈곤층까지도 의료혜택을 동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Medicaid Recorm 법안의 상 하원 통과를 위해 모든 과정을 직접 진두 지휘하기도 했다. 동 법안은 클린턴 행정부의 최대 이슈였으나 결국 공화당의 반대에 의해 현실화 되지는 못했다.



한편 힐러리는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부당하게 억압받고 차별당하는 여성의 권익신장과 사람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며 애썼다. 전 세계 각지에서 여권 신장을 위해 애쓰고 있는 여성 지도자들을 방문해 격려하고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했으며 수많은 연설을 하고 어린 여자 아이들을 만나 롤 모델을 제시한 것은 물론 , 정상회담 형식으로 다른 나라를 방문했을 때에도 각 국의 정상이나 영부인들과 나눈 대화의 주제는 언제나 여권과 인권, 약자를 위한 의료정책과 교육제도 개선에 관한 것이었다. 





힐러리가 여성의 권리에 대해 주장하는 바는 1995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World Conference on Women 에서 그녀가 한 연설에 잘 드러나 있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은 힐러리에게 이 감동적인 연설문에 싸인을 해달라고 부탁한다고 한다.
 
I belive that on the eve of a new millenium, it is time to break our silence.  It is time for us to say here in Beijing, and the world to hear, that it is no longer acceptable to discuss women's rights as separate from human rights...For too long, the history of women has been the history of silence. Even today, there are those who are trying to silence our words.

The voices of this conference and of the women at Huairou must be heard loud and clear:
It is a violation of human rights when babies are denied food, or drowned, or suffocated, or their spines broken, simply because they are born girls.

It is a violation of human rights when women and girls are sold into slavey of prostitution.

It is a violation of human rights when women are doused with gasoline, set on fire and burned to death because their marriage dowries are deemed too small.

It  is a violation of human rights when individual women are raped in their own communities and when thousands of women are subjected to rape as a tactic or prize of war.

It is a violation of human rights when a leading cause of death worldwide among women ages fourteen to forty-four is the violence they are subjected to in their own homes by their own relatives.

It is a violation of human rights when young girls are brutalized by the painful and degrading practice of genital mutilation.

It is a violation of human rights when women are denied the right to plan their own families, and that includes being forced to have abortions or being sterilized against their will.

If there is one message that echoes forth from this conference, let it be that human rights are women's rights ... and women's rights are human rights, once and for all.  




백악관을 떠나자 마자 그 해 뉴욕 주 상원에 당선된 힐러리 클린턴은 대권 출마를 선언하고 도전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에게 패하고 말았다. 그녀의 정치적 생명이 다 했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녀의 신념과 열정은,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애정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그녀가 눈 감는 날 까지 늘 시퍼렇게 살아있어 주길 바라고, 또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난 뭐 그렇게 생각한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60년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적어도 '마귀할멈' 이나 단순히 '드센 여자' 라는 싸가지 없는 평가보다는 나은 말을 들을 자격은 되지 않겠냐고.




 




덧글

  • superdream 2008/10/14 22:19 # 삭제 답글

    thank you for a good posting. i enjoyed it.
댓글 입력 영역